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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사바하 리뷰 및 해석 정리 - 스포주의

>리뷰 맥가 2019. 2. 22. 17:51

어제인 21일 와이프와 극장에 다녀왔네요. 결혼 후 부모로 살아가며 극장가기 정말 어려워 영화 한편 한편이 소중한데 생각보다 재미있게 봐서 다행이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곡성'에 버금가는 수작으로 많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한국의 대표 종교인 기독교와 불교 등을 황금비율로 믹스해 풀어낸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력에 설득력 있는 개연성으로 요 근래 극장 가서 볼만한 오컬트 물의 영화임이 분명합니다.

아래는 제가 영화를 보면서 궁금할만한 요소들을 개인적인 생각 및 감독의 인터뷰, 관련된 자료들을 통해 정리해 보려 합니다. 스포일러성 내용이므로 원치 않으시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왜 사슴동산인가"

얼핏 이정재의 캐릭터가 '목사'라 기독교에 관련된 영화라 생각할 수 있는데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불교 쪽에 많은 비중을 둔 영화입니다. 영화 속 종교(사이비)의 근거지로 등장하는 곳의 이름이 사슴동산이며, 상징물로 사슴을 사용하는데요. '사슴동산'은 '녹야원'이라는 단어를 한국식으로 풀어낸 명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녹야원[鹿野苑, mṛgadāva]은 불교에서 부처님이 최초로 교화를 시작한 장소입니다. 김제석이라는 인물이 미륵을 거쳐 진정한 부처로 거듭나기 위한 곳으로 감독이 설정한 배경 요소라 생각합니다.


"김제석이란 인물은?"

장재현 감독의 최근 인터뷰를 보면 극중 김제석의 이름이 왜 제석인가를 알려주는 내용이 있습니다. 제석천 즉 인드라는 힌두교에 나오는 신들의 왕으로써 사천왕에 중심에 있는 신입니다. 불교 서열로는 3~4위에 거론되는 신이기도 하고요. 심지어 퇴마록을 아는 사람이면 바로 알만한 이름입니다. 힌두교 관련 인드라를 검색해보면 인간과 신의 중간에 위치한 신으로 강력하지만 오만함도 지난 신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코끼리는 인드라와 항상 함께 등장하는 동물입니다. 극 후반부 김제석이 욕망에 가득 차 악의 경계로 넘어갈 때 나한과 자신이 기르던 코끼리를 총으로 쏩니다.

코끼리를 탄 제석천의 모습 (출처:나무위키)코끼리를 탄 제석천의 모습 (출처:나무위키)

해당 씬에서 인간을 넘어 신이 되려는 그러나 그것이 잘못된 방법임을 김제석 또한 알고 있다는 걸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거느리던 나한은 코끼리의 눈이 무섭지 않은데 반해 이미 신의 경지에 오른 김제석은 코끼리의 눈이 무서웠거든요. 어쩌면 감독은 하찮은 인간을 질투한 신이 되려는 자를 묘사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다시 생각해도 제석은 참 복잡한 캐릭터입니다.

미륵에 근접한 인간이자 제석천이며 헤롯왕인...


"소는 왜 죽고 무당은 무엇인가?"

영화에선 진짜와 가짜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합니다. 심지어 흐름에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이정재(이하 박 목사)는 사이비 종교를 언더커버 취재하는 인물이죠. 초반 쌍둥이 중 '그것'과 교차편집되며 무당의 굿판과 소들이 쓰러지죠. 여기 중요한 게 있습니다. 일종의 관람객을 현혹시키는 요소인데... 대충 보면 소들이 죽어나가자 마을 사람들이 무당을 불러 그것을 막으려 하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그게 아닙니다. 무당의 굿판 도중에 소 한마리가 쓰러집니다. 소의 슬픈 눈이 클로즈업 되고 무당이 욕을 하죠. 이 대목에서 무당이 사이비(가짜) 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애당초 돈벌이를 위해 소들을 죽이는 존재가 무당이며 그걸 방해하는 게 쌍둥이 '그것' 인 거죠. 멍청한 무당이 자신을 방해하는 그것을 찾아가자 보란 듯이 뱀을 보내 무당을 쫓아냅니다. 바로 이 뱀 때문에 많이 헷갈려 하는데 기독교에서의 뱀은 사탄을 상징하지만 불교에서의 뱀은 부처님에게 내리는 비를 막아준 고마운 존재로 나쁜 동물이 아닙니다. 소 또한 불교권 문화에서 신성시하는 동물로 기독교로 따지면 양과 같은 풀이로 봐야 할 듯 합니다. 가짜에게 죽임당하는 불쌍한 중생이죠. 


"나한, 그는 악인가 선인가?"

나한(박정민)의 이름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살펴보면 감독이 얼마나 고민하고 신경 쓴 영화인지 알 수 있습니다. 나한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나한이란 범어 아라한(阿羅漢, Arhat)의 줄임말이다. 소승불교에서는 수행자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에 있는 자라는 뜻이며 대승불교에서는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성자로서 석가에게서 불법을 지키고 대중을 구제하라는 임무를 받은 자를 말한다.


사천왕이 되어 김제석의 명을 따라 아이의 탈을 쓴 악귀들을 잡아죽이던 나한은 영화 후반부에 다다를수록 이름 그대로인 '나한'의 역할을 충실히 행하는 캐릭터로 변해갑니다. 결국 나한은 쌍둥이 자매 중 '그것'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성자로 거듭나는 한편 자신이 '미륵'이라 믿는 가짜 김제석을 불태우며 대중을 구제합니다. 결국 그는 선인 듯합니다.

여담으로 나한이라는 캐릭터와 극중 여러 요소들에서 퇴마록 '어머니의 자장가' 부분이 오마주 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매일 악몽에 시달리는 캐릭터와 샴쌍둥이라 하나를 죽이고 하나가 태어난다던지, 부모가 모두 죽어 조부모와 산다든지 등등 이건 감독 본인만이 알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그것이 미륵인가?"

감독의 인터뷰에도 언급하지만 그것이 미륵도 아닙니다. 영화에 결국 미륵이란 없는듯합니다. 그 결과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미륵이 되려는 사악한 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또 다른 신. 중반부 지렁이와 매에 대한 이야기 나옵니다. '선이 있으면 악이 있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라는 늬앙스의... 김제석은 분명 예언을 듣기 전에 미륵에 가까운 자였습니다. 헌데 티벳승의 예언을 듣고 난 후 눈빛이 달라지죠. 즉 미륵에 다다르던 도중 욕망에 휩싸여 악으로 변하죠. 이때 감독이 만들어놓은 장치가 작동합니다. 미륵이 되려던 놈이 악으로 변했으니 이 악을 잡을 또 다른 천적이 영월에서 잉태된거죠. 쌍둥이 중 그것으로 말이죠.

그것은 일생을 작은 창고에서 보냅니다. 매일 밤마다 울부짖죠. 이러한 고행은 첫 월경이 시작될 비로소 끝이 나고 신에 가까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온몸이 털을 벗어내고 나한에게 수인을 통해 가르침을 주어 아라한으로 거듭나게 하죠. 아마도 그것을 울부짖음은 수없이 살해된 아이들을 위한 '곡소리' 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불교의 수인불교의 수인 : 극중 그것이 나한에게 수인을 통해 가르침을 준다. 지권인을 통해 지해를 주고, 눈을 밝히는 시무외인,마지막으로 항마촉지인으로 악을 멸할것을 명한다.

"영화 속 등장하는 숫자들"

극중 김제석이 진짜임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식으로 6개의 손가락을 설정해둡니다. 이는 단순히 감독이 걸어준 장치로 보이는데요. 천적인 그것 또한 6개의 손가락인 다지증을 갖고 태어납니다. 불교에서의 6은 완전한 숫자이지만 기독교에선 6은 좋지 않은 숫자죠. 666이 악마를 상징하는 숫자이니... 참 재미있는 게 한 손이라면 6이지만 양손을 합치면 12이니, 12는 기독교에서 의미가 깊은 숫자가 됩니다. 대표적으로 예수님의 제자가 12명이고요. 이 6이라는 숫자로 인해 많은 관람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혼란스럽고 저조차 그러했습니다. 불교 측면에서 보면 손가락이 6개인 완전한 자. 기독교 측면에서 보면 손가락이 6개인 불완전한 자.

9 또한 불교에서 꽤나 중요한 숫자인데 김제석이 1899년생, 100년 뒤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모두 1999년 생. 숫자 또한 예술로 만드는 감독님 최고입니다.


- 점심먹고 대충 정리하다보니 다 적지는 못했네요. 나중에 다시 적을께용. 부족하거나 다른 의견 댓글로 적어주시면 다시 정리할때 반영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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